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의 투구 모습. 유에스에이투데이 스포츠 연합뉴스
메이저리그도 개막한 지 한 달이 흘렀다. 시즌 초반 각 팀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2년 연속 포스트시즌을 노리는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아직 날개를 펴지 못하고 있다. 토론토는 큰돈을 주고 데려온 조지 스프링어(31)를 비롯해 주축 선수들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팀의 에이스 류현진(35)은 이적 후 두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60경기 단축 시즌으로 치러진 지난해(5승2패 평균자책점 2.69)에는 리그 사이영상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뿐만 아니라 최고 좌완투수에게 수여하는 워렌 스판상 수상자로도 선정됐다.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가 소속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로 건너왔지만, 류현진은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올해 류현진은 마음가짐이 남다르다. 162경기 시즌에 맞춰 일찍 몸을 만들었다. 개막전(2일) 뉴욕 양키스 게릿 콜(30)과의 맞대결에서도 5⅓이닝 2실점으로 밀리지 않았다. 텍사스 방문경기(8일)를 7이닝 2실점으로 넘어간 류현진은 안방 등판(14일)에서 양키스를 상대로 시즌 첫 승리(6⅔이닝 1실점 비자책)를 따냈다. 시즌 첫 3경기에서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1.89였다. 잔잔한 행보에 파동을 일으킨 팀은 보스턴(21일)이었다. 토론토 이적 후 처음 맞붙은 보스턴은 류현진에게 5이닝 4실점 패전을 안겼다. 공을 맞히는 능력이 뛰어난 보스턴 타자들은 욕심내지 않고 공을 툭툭 건드렸다. 류현진은 다음 탬파베이전(26일)에서 다시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지만, 4회 2사 후 오른쪽 엉덩이에 뻐근함을 느끼고 자진해서 내려왔다. 경기 후 류현진은 “근육이 긴장한 정도”라고 말하며 다음 등판을 정상적으로 소화할 의사를 내비쳤으나 29일 열흘짜리 부상자명단(IL)에 올랐다. 경미한 부상이라 선발 로테이션을 한 차례만 거를 전망이다. 한 달 동안 류현진이 보여준 모습은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양한 구종을 바탕으로 상하좌우를 폭넓게 활용하는 피칭을 펼치고 있다. 안정된 제구력을 앞세워 잘 맞은 타구를 최대한 피하는 것이 류현진의 피칭이다. 실제로 류현진은 올해도 허용한 평균 타구 속도가 시속 85.8마일(138.1㎞)에 머무르고 있다. 선발 투수 중 5번째로 느리다. 1위는 웨이드 마일리(신시내티 레즈)로 81.9마일. 류현진이 가장 자신 있게 내세우는 구종은 단연 체인지업이다. 최근 완성도가 높아진 커터가 주목받고 있지만, 여전히 류현진을 대표하는 구종은 체인지업이다. 2018~2020년 체인지업 피안타율은 0.184로, 체인지업을 1000구 이상 던진 투수 중 6번째로 낮았다. 문제는 타자들이 류현진의 체인지업에 점점 반응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시즌 가장 부진했던 보스턴전에서 류현진은 체인지업 27개를 던졌다. 보스턴 타자들은 18차례 방망이를 돌렸는데, 헛스윙이 단 두 번밖에 없었다. 류현진의 체인지업에 속수무책으로 당하지 않았다. 탬파베이전도 비슷했다. 탬파베이는 작년 정규시즌에서 류현진을 두 차례 만났다.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시리즈 2차전에서는 1⅔이닝 7실점(3자책) 수모도 안겼다. 류현진에 대해 어느 정도 분석이 되어 있는 팀이다. 이에 탬파베이 역시 류현진의 체인지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체인지업 18구 중 10차례 스윙했는데, 헛스윙이 두 번뿐이었다. 그렇다 보니 지난해 30.6%를 기록한 류현진의 체인지업 헛스윙률은 올해 23.5%로 떨어졌다. 최근 두 경기를 따져보면 14.3%로 더 떨어진다. 체인지업 피안타율 또한 0.231로 1할대였던 지난 3시즌보다 높다. 지난해 류현진은 5가지 구종의 구사율이 모두 두 자릿수였다. 최고의 시즌을 만든 2019시즌에도 5가지 구종 구사율이 두 자릿수였다. 그런데 올해는 현재까지 싱커를 거의 던지지 않고 있다. 싱커 구사율만 보면 2019년 13.3%, 2020년 10.6%였는데 올해(2021년)는 1.2%에 불과하다. 지난 두 시즌 싱커의 피안타율이 2019년 0.346, 2020년 0.421로 높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싱커를 버리면서 체인지업 의존도가 데뷔 후 가장 높아졌다. 올해 그의 체인지업 구사율은 30.8%로 2019년(27.5%), 2020년(27.8%)보다 높다. 그리고 타자들은 체인지업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물론 이제 막 시즌 첫 한 달이 지났을 뿐이다. 류현진은 남은 시즌 동안 계속 달라질 것이다. 류현진이 리그 최고 좌완으로 올라선 비결은 끊임없는 변화를 통한 자기 발전이었다. 이창섭 메이저리그 전문가
pbbless@naver.com">
pbbless@naver.com
Let's block ads! (Why?)
기사 및 더 읽기 ( [이창섭의 MLB와이드] 들통난 체인지업…류현진에게 숙제가 생겼다 - 한겨레 )
https://ift.tt/3aNirmF
스포츠
Bagikan Berita Ini
0 Response to "[이창섭의 MLB와이드] 들통난 체인지업…류현진에게 숙제가 생겼다 - 한겨레"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