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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굳는다" 포기했던 체조여제 바일스, 다시 날아오른 순간 - 중앙일보 - 중앙일보

'체조 여제’ 시몬 바일스(24·미국)가 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마지막 경기 평균대에는 웃는 얼굴로 출전해 날아올랐다. 
 
3일 평균대 결승에서 완벽하게 착지하고 활짝 웃는 시몬 바일스. [AP=연합뉴스]

3일 평균대 결승에서 완벽하게 착지하고 활짝 웃는 시몬 바일스. [AP=연합뉴스]

 
바일스는 3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여자 기계체조 평균대 결승에서 14.000점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6년 리우 대회에 이어 평균대에서 또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로써 바일스의 올림픽 메달은 7개로 늘었다. 리우 대회에서 금메달 4개(단체전·개인종합·도마·마루운동)와 동메달 1개(평균대)을 땄고, 도쿄 대회에서는 은메달 1개(단체전)과 동메달 1개(평균대)를 획득했다. 
 
바일스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트위스티즈(twisties)'때문에 경기를 치를 수가 없다고 했다. 트위스티즈란 체조 선수의 몸과 마음이 하나로 움직여주지 않을 때 쓰는 용어다. 내가 원하는대로 몸이 움직여지지 않는다는 것인데, 공중에서 공간을 인식하지 못하면서 몸이 정지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바일스는 이단평행봉 연기를 할 때 공중에서 돌기를 하는데 멈춰버리는 듯한 장면을 올리기도 했다. 공중에서 언제 떨어질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엄청난 공포감이 든다. 그러다 정말 갑자기 추락할 수도 있다. 
 
바일스는 트위스티즈에 걸린 게 처음이 아니다. 이전에도 마루운동, 도마를 할 때도 이런 증상이 생겨 많이 힘들었다고 했다. 그런데 도쿄올림픽에 와서 예선을 치르고 난 후, 갑자기 또 증상이 나타났다. 결국 지난달 27일 단체전 도마에서 예상보다 낮은 점수를 거둔 뒤 경기를 포기했다. 바일스가 빠졌지만 미국은 은메달을 획득했다. 바일스는 이후 지난달 29일 열린 개인 종합, 1일 열린 개인종목의 도마와 이단평행봉, 2일 열린 마루운동 등 4개 경기에 나가지 않았다.
 
바일스는 "기술을 시도하다가 그냥 몸이 굳어버린다.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니다. 나는 포기한 게 아니라 위험한 병에 걸렸다. 어떻게 할 수 없는 끔찍한 증상"이라고 전했다. 이전에는 이 증상이 호전되기까지 2~3주가 걸렸다. 5년을 기다린 도쿄올림픽에서 한 경기도 나오지 못할 수도 있었다. 바일스는 경기장을 떠나지는 않았다. 미국 선수들이 출전할 때 관중석에 앉아 열렬하게 응원했다. 
 
그렇게 마음을 추스렸고 일주일 만에 관중석이 아닌 체조장으로 돌아왔다. 바일스는 웃는 얼굴로 입장했다. 하지만 막상 평균대 앞에 서자 다리를 떨었다.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그를 보고 경기장에 있는 관계자들과 다른 선수들도 박수를 치며 격려했다. 바일스는 당당하게 평균대에 올랐고, 뒤로 돌고 앞으로 돌았다. 공중에서 길을 잃지 않았다. 마지막 착지까지 깔끔하게 하자 그의 얼굴은 비로소 편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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